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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ganism

<모여라 방구석 비건 페미> 후기

 내가 속한 <비건페미니스트네트워크>에서 지난 7/26 진행했던 행사. 나는 사회를 맡았다.

 

 

 사회 망칠 것 같은 느낌을 가득 안고 행사 시간에 늦지 않도록 서둘러서 행사 장소로 향했다.

 

 사회 연습을 하면서 동영상으로 찍어봤는데 엉망진창이라서... 그냥 경험삼아 망해도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임했다.

 

 합정역부터 합정역 주민센터까지 향하는 그 짧은 거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그 날은 흐릿하면서도 습한 공기가 가득했다.

 

 아침까지는 비가 굉장히 많이 와서 행사에 사람들이 참석할까 걱정도 되었다.

 

 행사 시간때도 비가 내릴까 말까 고민하는 것 같았다.

 

 

 합정동 주민센터는 생각보다 건물이 꽤 컸고, 시설도 괜찮았다.

 

 내부로 들어가니 다들 회의하고 있었고, 밖에는 일찍 온 참가자들이 앉아있었다.

 

 나는 바로 짐 풀고 명찰 착용하고 회의하는거 들었다.

 

 대충 파악하고 준비하고 있다가 시작했지... (그런데 행사 진행 변경된거 내용 체크 못하고 실수했다)

 

 

 사실 행사 내내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처음 앞에 나가서 말하는데 사람도 별로 없고, 날도 우울하고, 다들 표정이 안 좋아서 많이 쫄았다.

 

 예전에는 앞에 나서서 잘 했는데 근 몇년간 이런 일이 없었더니 진짜 못하겠더라.

 

 준비해온대로 안 하고 그냥 아무 말 막 했다. ㅋㅋ

 

 내가 말 하는 동안에도 사람들은 계속 들어왔고, 비페넷 소개하면서 정말 많이 들어오셨다.

 

 

 그리고 활동가 스토리텔링 시간.

 

 호연님의 발표는 내가 모르던 걸 알게 되서 좋았다.

 

 핑크닷 행사때 접하긴 했는데 자세한 설명과 들으니 더 좋았다.

 

 호연님은 정말 15년 후에는 퀴어, 비건의 교차성에 대한 책을 집필할 것 같다. 기대하고 있다.

 

 칩코님의 발표는 역시나 좋았다.

 

 비건캠프때 같은 조여서 그의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는데, 당시에 정말 충격이었다.

 

 내가 얼마나 좁은 사고로 인간 중심적으로 살아왔는지 반성하게 되었는데, 이번에도 깨달음을 많이 얻었다.

 

 그 동안에 나도 나름 공부를 해서 이번에는 마냥 새로운 이야기보다는 아는 내용도 많았다. 캬캬

 

 그럼에도 배운건 많았고, 직접적인 실천법 또한 알게 되어서 좋았다.

 

 지지님 이야기는 무엇보다 공감이 많이 갔다.

 

 아마 나 뿐만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함께했던 많은 이들이 공감이 갔을 것 같다.

 

 비폭력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는걸 보면서 단단함이 전해졌다.

 

 나도 요가하고 싶은 욕구도 많이 들었다. 명상하고 요가하고 싶다.

 

 

 신기한게 처음에는 표정 안 좋았던 사람들이 스토리텔링 시간 이후로 표정이 좋아졌다.

 

 아마 활동가들이 준비한 이야기들이 좋아서 그랬던 것 같다.

 

 표정들이 좋아져서 앞에서 말하는 나도 조금 더 여유있어졌다.

 

 

 중간중간 김밥도 먹고.

 

 마루 자연식 김밥 한 두 번 먹는게 아닌데 역시나 맛있었다.

 

 

 

 활동가 스토리텔링 시간이 지나고 질문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질문이 없어서 금방 끝났다.

 

 10분 쉬고 조별 토론을 진행했다.

 

 나는 이 시간이 가장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을 거라 예상했다.

 

 내가 비건캠프때 가장 좋았던 시간이었으니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듣는것보다 여러 사람이 모여 다양한 의견을 듣고 말하는 건 정말 즐겁다.

 

 특히 나와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과 관심사에 대해 말하는 시간은 흔치 않은 일이기도 하고.

 

 역시 조별토론 시간은 짧았지만, 다들 만족한 듯 보였다.

 

 그리고 참가자 자유발언 시간. 가장 걱정되었던 순서였다.

 

 아무도 발언을 안 하면 어쩌지? 하고 걱정했는데... 웬걸. 시간이 모자를 정도로 참여가 있었다.

 

 가벼운 이야기도 있고, 중요한 의제를 던져주기도 했다.

 

 마지막에는 아주 스피드하게 행진용 피켓을 만들고 행사장 정리를 했다.

 

 결국 어찌어찌 행사는 마무리되었다.

 

 나는 준비한게 그닥 없는데도 행사를 준비하면서 은근 스트레스를 받았다. 피곤한데 회의하고 대본 쓰고 하니까...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부족함은 있어도 다들 즐겁고 좋았다고 하니까 뿌듯하다.

 

 (비건 페미들 모이는 행사는 솔직히 똥을 퍼도 즐겁긴 할 것 같다. ㅋㅋ)

 

 마지막에는 행진도 했는데 좋았다.

 

 시비거는 한남들 많긴 했는데 그런 모습이 화난다기보다는 추해서 웃겼다.

 

 퀴어퍼레이드때 찬송가 부르던 사람들처럼 웃기진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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