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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부지런함과 느긋함의 경계 느즈막히 일어나서 대충 씻고 도서관에 책 반납하러 나섰다. 일주일 연체되어서 다음주나 되어서야 다시 빌릴 수 있다고 한다. 이 날은 햇빛이 엄청나게 뜨거웠다. 선크림을 안 발라서 모자를 썼는데, 정말 쓰길 잘했어. 집에서 나오면서 마라샹궈 포장해 가려고 통을 가지고 나왔다. 룰루랄라 신나게 마라샹궈 포장하고 집 가는 길에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한남. 빤히 쳐다보며 눈이 마주쳐도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다음부터는 젖꼭지 근처에 욕이라도 써붙이고 다녀야겠다. 집에 와서 티비 이젤을 설치했다. 몇 달 동안 위시리스트로 넣어뒀던건데 드디어 배송이 왔다. 선정리는 아직 못했음에도 훨씬 깔끔하다. 침대에 누워서 티비를 보니 전과 달리 확실히 편하고 좋다. 덕분에 오랜만에 장시간 티비를 봤다. 어둑한 방 안에서 좋..
8/8 롤러 스케이트 한 달 반 정도 만에 롤러 스케이트를 탔다. 여전히 도로 주행은 어려워서 겨우겨우 스케이트장까지 향했다. 매끈한 바닥에서 타니 부드럽게 굴러가는 느낌이 참 좋다. 바람도 느끼고. 노을 지는 것도 보고 여유로운 시간이다. 옆에서 인라인 스케이트 교습받는 초등학생들이 열심히 타고 있다. 나는 여유롭게 즐기면서 타지롱
8/7 동물의 숲 홀릭 중 요즘 빠져있는 여유롭게 나무에서 열매도 따고, 사소하게 모은 돈(무트코인....)으로 집 증축도 하고, 마을에 공공사업을 열고 모금해서(99%는 내 자비가 들었지만) 다양한 건축물도 세우고. 나무도 심고 꽃도 심어서 예쁜 길도 만들고. 하나 둘, 아이템들 하나씩 모아 집 인테리어도 하고. 동네 주민들과 이야기하고 선물도 주고받고. 소소하고 행복한 일상을 즐기는 중이다. 요즘은 거의 동물의 숲하고 책 읽기만 하는 중.
머리를 자르고 작년부터 머리카락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탈코르셋이라는 개념을 접하면서 머리카락이 행동에 제약이 된다는걸 자각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전에도 종종 불편함을 느끼긴했는데, 대수롭게 생각하진 않았다. 다들 이러고 사는 줄 알았지. 아니 이러고 살아야만 하는 줄 알았지. # 이제는 숏컷을 할 순간이 왔다. 처음으로 한 숏컷은 심리적 부담감이 있었던지라 애매한 길이로 잘랐다. 머리는 나쁘지 않았는데 관리가 힘들었다. 모질이 두껍고 직모에 숱도 많은 편인지라 머리카락들이 방방 떠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편하려고 한건데 고데기까지 하게 되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 # 옆머리를 밀 차례였다. 다음 달, 투블럭을 하러 여성세 없는 저렴한 미용실을 찾아갔다. 이 곳에서 신기했던 점 한 가지는, 살면서 미용실 갔던..
<모여라 방구석 비건 페미> 후기 내가 속한 에서 지난 7/26 진행했던 행사. 나는 사회를 맡았다. 사회 망칠 것 같은 느낌을 가득 안고 행사 시간에 늦지 않도록 서둘러서 행사 장소로 향했다. 사회 연습을 하면서 동영상으로 찍어봤는데 엉망진창이라서... 그냥 경험삼아 망해도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임했다. 합정역부터 합정역 주민센터까지 향하는 그 짧은 거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그 날은 흐릿하면서도 습한 공기가 가득했다. 아침까지는 비가 굉장히 많이 와서 행사에 사람들이 참석할까 걱정도 되었다. 행사 시간때도 비가 내릴까 말까 고민하는 것 같았다. 합정동 주민센터는 생각보다 건물이 꽤 컸고, 시설도 괜찮았다. 내부로 들어가니 다들 회의하고 있었고, 밖에는 일찍 온 참가자들이 앉아있었다. 나는 바로 짐 풀고 명찰 착용하고 회의하는거 들었다..
<어머니의 나라> 몇 시간동안 작성한 글을 날려먹었다. 보통은 에버노트에 글을 작성하고 붙여넣는데, 이번에는 바로 블로그에 작성했다. 내가 한 짓이지만 화난다. 가배울 에코 페미니즘 강의 때 모쒀족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언급되었다. 상당히 흥미롭게 들었는데, 내용을 자세하게 다룬 책이 있다고 해서 읽어봤다. 싱가포르의 유명 로펌에서 고문 변호사로 일하던 저자가 중국 여행을 하며 루구호에 위치한 가모장/모계 문화를 지닌 소수민족 모쒀족과 함께했던 6년을 담았다고 한다. 페미니스트가 본 가모장 사회라니! 읽을 수 밖에 없었다. 벌써부터 재미있잖아. 사내 정치가 아니어도 많이들 경험했을 것이다. 내가 좋아했지만 지금은 버린 야구, 게임 문화에선 여성을 배제한 채 남자들은 자신들만의 규칙을 만들곤 한다. 그나마 취미 생활이면 그..
<재생산에 관하여 : 낳는 문제와 페미니즘> 를 빌리러 도서관에 갔다가 옆에 꽂혀있던 책. '재생산'이라는 키워드 하나만 보고 빌려와서 읽었다. 과학이 여성을 재생산이라는 노동에서 해방시켜줄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재생산이라는 문제가 단순한 개념만으로는 정리가 안 되고, 상당히 복잡한 문제라는걸 느꼈다. 아직 과학 기술이 과도기적 단계여서 쉽사리 결정하기 힘든 문제기도 하다. 지금은 과학 기술을 이용하는 것조차 여성들만 손해보는 구조(금전과 건강면에서)로 이루어졌다는게 모순적이고 화가 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일단 현재의 재생산 기술로는 여성을 해방시키려면 멀지 않았나 싶다. 여러 가지 견해들을 접할 수 있어 좋은 책인데, 다만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게 되어 있어서 읽는데 어려웠다. 차라리 원문을 읽는게 나았을지도.. 아래 캡쳐한 내용은..
8/3 부드러운 일상 오늘 하루는 계속 집에 있었는데 너무 좋았다. # 내가 좋아하는 공간 책장과 그 앞에 있는 노란색 작은 소파는 집에서 특히나 좋아하는 공간이다. 휴일에는 소파를 창문을 향해 돌려놓고 책을 읽곤 한다. # 어머니의 나라 요즘 읽고 있는 책. 가모장제가 현대까지 남아있는 중국의 소수민족 모쒀족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싱가포르의 세계적 로펌에서 고문 변호사로 일하던 저자가 회사를 떠나 중국 여행을 시작하게 되는 계기부터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도입부부터 이 책과 사랑에 빠진 것 같다. # 이상한 날씨 한국은 점점 동남아와 같은 기후로 변해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장마철에는 며칠씩 비가 내리곤 했는데, 지금은 동남아의 우기처럼 소나기만 지나갈 뿐이다. 예측 불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아래 사..